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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일상

가수 인순이의 과도한 욕심

마전에 "가수 인순이의 예술의 전당 공연 불허 판정에 대한 기자회견"을 가지고 많은 사람의 갑론을박이 있었습니다.
필자도 얼마전에 이 블로그에서 다른 글을 적으면서 그 문제에 대하여 의견을 밝힌 적이 있었습니다.(2008/11/06 - [Life Story/Movie & Drama] - [드라마리뷰]베토벤바이러스16회-클래식의 자존심)

그 이후의 소식은 아직 언론에 알려진 바가 없어서 본인도 어떻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추측컨대 더 이상의 접촉과 진전은 없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오늘 필자가 사는 지역의 인근 공단에 가수 인순이의 포스트가 너무나도 많이 덕지덕지 붙어 있길래 폰카로 찍고 느낌을 적어 보고자 합니다.


대형가수 인순이

예전에 어느 프로그램인지 리포터가 가수 인순이씨를 24시간 밀착 취재하면서 나눴던 인상깊은 대화가 있었습니다. 인순이씨는 "나는 나를 사랑하고 나를 불러주는 곳이면 장소, 인원에 구애없이 어디든지 간다"는 얘기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가수 인순이가 저래서 많은 사람으로부터 폭넓은 사랑을 받는구나'라고 긍정적인 생각을 했었습니다. 조금만 인기를 얻으면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못하고 고개에 힘이 들어가는 풋나기 연예인과 구별되는 대형 가수의 전형이었습니다.

그 이후 2008년 올해에 가수 인순이는 예술의 전당에 공연 신청을 하고 보기좋게 거절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참 필자도 안타까웠습니다. 그녀의 가창력, 음악을 사랑하는 열정, 관객을 사랑하고 팬들을 감동시킬 줄 아는 무대 매너 등 어느 하나 그녀가 예술의 전당에 서지 못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 지방 도시의 크지 않은 공단에 덕지덕지 도배하듯이 어지럽게 붙어있는 포스트를 보고는 그녀가 예술의 전당에 불허를 받은 이유를 알 것도 같습니다.

그녀는 예술의 전당을 택하든지 아니면 나이트 클럽을 택하든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모두를 가지겠다는 것은 그녀의 과도한 욕심으로 밖에는 볼 수가 없습니다.

톱스타들의 자기 관리

지금 톱스타의 대열에 선 다른 연예인을 살펴 보겠습니다.
예술의 전당에 유일하게 선 조용필씨.
그의 음악적 완성도는 일반인의 상상을 불허합니다.
대한민국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의 음악가이지만 그는 지금도 끊임없이 연습, 무대 조율, 단원들 관리 등 팬들에게 한곡을 보여주기 위해 영혼을 바치다싶이 합니다. 그의 흐트러진 모습이나 퀄러티 떨어지는 음악은 무대에서 결코 볼 수 없습니다. 일년에 한두번 볼까 말까한 그의 공연을 보기 위해서는 엄청난 값을 지불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의 공연을 한번 보고나면 그 감동을 평생 간직할 수 있을 정도로 뇌리에 박혀 버립니다.

일본에서 욘사마로 불리는 배용준씨를 볼까요
그도 예전에는 버라이티 프로그램에 나와서 사회자가 시키는 대로 할 수 없이 노래도 불러야 했고 농담도 해야 했습니다. 드라마에서는 폭력배처럼 치고 박고 하는 값싼 액션도 해야 했습니다. 몸이 성한 날이 없어서 이제는 액션물은 안하겠다고 떼를 부리기도 했었습니다.

이 시대 최고의 미남, 미녀 장동건씨와 이영애씨는 어떤가요
그들도 초기에는 역시 버라이티 프로그램에서 어색한 동작으로 춤추고 노래해야 했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촌스러운 화장에 별 비중없는 배역을 해야 했습니다.
얼마전에 아침 방송에서 스타들의 옛모습으로 보여준 화면에서 모두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지금도 버라이티 프로그램에서 춤추고 노래하나요?
아무 프로그램이나 나와서 웃고 떠들고 하던가요?
그들이 나이트클럽에서 노래하기 위해 지방 야간업소를 방문하나요?

돈을 벌 만큼 벌어서 굳이 밤무대에 서지 않아도 된다고요?
천만에요.
돈으로 따진다면 인순이씨가 더 많이 벌어 놓았을 것입니다.

그들은 이미지를 관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의 상품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인순이씨는 어떤가요?
지방의 주택가도 아니고 공단의 담벼락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포스트는 공단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공단의 근로자가 수준이 낮다는 것은 아니니 오해가 없기를 바랍니다)
기본 입장료 1-2만원이면 자욱한 담배 연기 속에서 몇시간 즐기고 갈 수 있는 그런 무대.
공연이라고 할 수도 없는 장소입니다.

인순이는 선택해야

인순이씨는 선택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대중들 가까이에서 존재하고 싶다면 예술의 전당같은 공연장은 포기해야 합니다.
예술의 전당은 애초에 클래식 같은 격식을 갖춘 음악(이것은 인정해야 합니다)을 위해 지은 건물입니다. 공연 입장료도 비싸고 청바지를 입고 가기에는 미안한 그런 장소입니다.

"어디서든, 누구던지 불러 주는 곳이면 가겠다"는 자세는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감히 내뱉기 어려운 대형가수다운 자세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살아 생전에 예술의 전당에 서고픈 마음이라면 무대를 가려야 합니다.
그렇치 않고 지금처럼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냐?"고 기자들을 불러 모아 항변한다면 스스로에게 침을 밷는 괴악한 일이 되고 맙니다.
우리는 예술의 전당에 선 인순이보다는 우리의 가까이에 있는 인순이가 더 멋져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