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행복한 일상

대구 수목원에 다녀 왔습니다.

난 금요일에 수목원에 국화 축제가 있어서 디카를 배우는 학습생들과 같이 출사를 다녀왔습니다.

날의 날씨는 눈물을 머금은 아이마냥 아침부터 꾸리하더니 사람을 헷갈리게 했습니다.
' 이거 우산
챙겨가야 하는거 아냐? 큰소리는 뻥뻥 쳐놨는데, 이런......'

그러나 디카를 같이 배우는 회원들을 보는 순간 날씨와 상관없이 대구 수목원과 우리 마음에는 찬란한 아침 햇살이 비쳤습니다.(왕 오버중...)

이웃집 청년같은 복장을 한 교수님과 아줌씨들, 아니 새댁들, 형님들 모두 반가운 얼굴들이었습니다. 그런데 학습장에서 앞에서만 뵙던 교수님은 뒤에서 뵈니 영락없이 속알머리(?) 없는 중년이더군요. 
그래도 우짜겠습니까 세월의 속절없음을 한탄할 수 밖에요.
우리들은 교수님의 열정적인 강의와 앞모습만 기억하겠으니 상심마소서.


꽉 막힌 학습장이 아니라 탁트인 야외에 오니 모두가 멋진 선남 선녀였습니다.
첫미팅때의 설레임을 이 시기에 다시 느껴보는듯 했습니다.

마냥 그 시기로 돌아가 잔디밭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수건 돌리기'도 하고 아니면 '곰발바닥, 소발바닥'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차츰스레 맑아지는 하늘을 머리에 이고 수목원 이곳 저곳을 누비며 우리는 마치 두고 가면 잃어버릴양 차곡차곡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풍경에 취해 뿔뿔이 흩어지니 밥시간이 되어도 나타나지 않는 사람은 뭥미?????

그칠줄 모르고 쏟아지는 감성을 추스리고 겨우겨우 밥집에 도착하니 대목장사를 노리는 식당가는 어느 하나 가난한 우리의 속사정을 돌아보지 않더군요.
하긴, 그들도 살아야겠다고 버티는데 우짜겠습니까?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가장 서민적인 식당을 찾아간 곳이 감자탕집.
옛날 어려웠던 시절의 보릿고개, 6.25 피난민 시절, 4.19의거 시절을 떠올리기도 전에 시작된 가격 논쟁(왜 이리 비싸?)과 원초적인 의문(감자가 어딨노?)는 감자탕 시식과 함께 조용히 정리되었습니다. 더 이상 묻는 사람이 없이 다만 여기 저기서 나오는 "맛은 개얀네!"로 대체되었습니다.ㅋㅋ

암튼 멋지게(맞나????) 끝난 대구 수목원 출사.
날씨와 상관없이 상쾌한 하루였습니다.

 (※ 감자탕의 어원 : 돼지 등뼈에 든 척수를 감자라 한다는 말도 전하고 돼지 등뼈를 부위별로 나눌 때 감자뼈라는 부분이 있어 그렇게 지었다는 말도 전한다. 참조:KBS WORLD 바로가기 )

 

012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