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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일상

댁의 자녀 전화 예절좀 가르치슈!

 자는 여기 저기서 젊은 학생들을 많이 접하는데 솔직히 요새는 그들에게 말붙이기가 두렵다.
무슨 불쾌한 대접을 받을까 두려워서이다.

오늘 어찌하다 휴대폰을 하나 주웠다.
휴대폰 주인의 집전화 번호는 어디에도 저장되어 있지 않을 것이기에 주인과 관련된 사람을 찾기 위해 이리 저리 만지작거리다가 통화 기록을 보니 "딸"이라고 기록된 전화 번호가 있었다. 필시 휴대폰 주인의 딸이 분명할 것 같아 통화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벌써 통화 정지를 시켜 놓아서인지 통화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의 휴대폰으로 "딸"이라고 기록된 전화 번호로 전화를 하였다. 그런데 그 "딸"은 무슨 바쁜 일이 있는지 아무리 통화를 시도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래서 '내 전화 번호가 찍혀 있으니 나중에 전화하겠지'하고 생각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휴대폰 밧데리 막대기가 하나밖에 없어서 언제 방전이 될 지 모를 일이었다. 그렇다면 찾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었다. 그리고 오늘날 휴대폰 잃어버리고는 어디에 가도 속 편하지가 않을 것 같아 집에 와서 서둘러 딸의 전화에 문자 메세지를 날렸다.
"어머니의 휴대폰을 습득하였으니 이 번호로 전화주세요"

한참 후에 급하게 집을 나서려는데 전화가 울렸다.
중,고등 학생쯤으로 가늠되는 여학생의 목소리
"누구세요?"
아 놔, 이 무슨 자다 일어나 봉창 두드리는 소리란 말인가
미국의 전화 인사는 "Hello"이고 중국의 전화 인사는 “喂(웨이)“이고 일본의 전화 인사는 "もしもし(모시모시)"다. 그리고 우리 나라의 전화 인사는 모두가 알다싶이 "여보세요"이다.
그런데 "누구세요?"라니.....

그래서 내가 한마디 했다.
"사람이다"
"..........."

전화속 학생도 전혀 예상 못했던 대답을 들었음인지 아니면 자기의 잘못을 느꼈음인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우리 엄마 휴대폰 주웠다고 문자 왔길래 전화했는데요"
"학생 어머니 휴대폰을 내가 주웠으니까 나한테 전화하라 하세요"

하고 서둘러 끊었다.
더이상 통화했다가는 또 어떤 염장지를 소리를 들을지 몰라 겁이 났다.

이 땅의 부모들이여!
댁의 자녀 전화 예절좀 가르치시라.
한국의 전화 인사는 "여보세요"라는 것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의 도덕 교과서에는 안 나온다.
왜 안 나오냐하면 그 딴 것은 집에서 가르치라는 것이다.


내 딸, 아들이 밖에서 "싸가지 없다"는 소리를 안 듣게 할려면 그런 "싸가지"쯤은 집구석에서 가르쳐서 싸가지 있게 만들어야 한다.
뭔 놈의 '휴대폰 주워 줘, 친절하게 전화해 줘, 거기에다가 내 돈 들여 문자 메세지 넣어 줘'
내가 더 어떻게 더해 줘야 댁의 자녀가 싸가지 있는 학생이 되겠는가.
우이씨~~

- 더 가관인 것은 휴대폰 주인을 만났는데 전화 건 학생이 충주 모교대 2학년 학생이란다. 몇 년후면 그 학생이 졸업하여 초등학생 도덕 교과서를 손에 들고 댁의 자녀 도덕 교육을 시킬 것이다.
기대하시라 개봉박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