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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일상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을 좀 쉬게 해 주라

느 해보다 풍성했던 2008 베이징 올림픽이 끝이 났습니다. 거의 한달간 온 국민에게 환희와 감동을 선사했던 올림픽이었던 만큼  풍성한 얘깃거리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메달 커플들의 결혼 소식, 부상을 무릅쓰고 경기에 임했던 뒷얘기, 올림픽 스타들의 알려지지 않은 뒷얘기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연일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25일부터 언론에 메달리스트들의 방송 출연 소식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더니 이제는 쟁탈전(관련기사 :KBS·SBS, 이용대 토크쇼 동시편성 '눈살')까지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일에 필자는 염려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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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과도한 방송출연

25일에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배드민턴 혼합복식 금메달 리스트인 이용대-이효정 선수가 출연한다는 소식에 이어 MBC '황금어장'에는 역도 세계 신기록을 달성한 장미란 선수가 오는 27일 '무릎팍 도사' 녹화분에 출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 졌습니다.그리고 최민호 선수KBS '남희석 최은경의 여유만만'에 출연을 결정했고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와 출연 고려중이라 하고, 여자 펜싱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남현희 선수 KBS '스타골든벨', '해피선데이', SBS '퀴즈 육감대결'에 출연할 예정이고, 무한도전은 협의 중이라고 합니다. 벌써부터 TBC(SBS)에서는 매일 아침 7시경에 각 선수들을 스튜디어로 초대하여 지난 방송을 보여주며 인터뷰 방송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오늘은 태권도 금메달 선수들이 초대되었더군요.

올림픽 메달리스트들도 사람이니 올림픽을 위하여 그동안 흘린 눈물과 땀에 얽힌 이야기들을 누구에겐가 자랑도 하고 싶고 칭찬도 듣고 싶을 것입니다. 그리고 국민들도 그때의 감동을 되살리며 다시 한번 가까이에서 선수들을 보는 것도 즐거움일 것입니다. 그러나 선수들이나 그들을 진짜로 아끼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방송출연을 한번더 신중히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각 방송사의 프로그램들은 시청률을 위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공영방송 공영방송'하지만 어떻게 하면 시청률을 끌어 올릴까, 어떻게 하면 타방송사에게 밀리지 않을까를 위해 거의 전쟁에 버금가는 인력과 자금을 동원하는 곳입니다. 그것은 선수들의 귀국 다음날부터 방송출연 소식이 나오는 것을 보면 벌써 베이징에서부터 선수들에게 접촉을 하였거나 아니면 귀국 다음날부터 접촉하였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거의가 예능 프로그램 출연

특히나 선수들이 출연하게될 방송들의 면면을 보면 거의가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예능 프로그램은 그들의 진솔한 얘기를 듣는 곳이 아니라 시청자들을 위해(=시청률을 위해) 선수들을 소품쯤이나 아니면 눈요기 정도의 재미를 추구하다가 어느 순간에 시선을 거두어 버리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선수들의 입장은 다릅니다. 그들이 잠깐의 휴식을 취한 뒤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몸만들기에 집중해야 선수로서의 생명이 연장되는 것입니다. 연예인들과 같이 허망한 인기에 휩쓸리게 되면 타선수들에게도 위화감이 되고 선수단 전체의 분위기를 흐릴 위험도 있으며 정작 제일 중요한 선수 본인에게 되돌이킬 수 없는 후회로운 일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벌써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국민남동생이 되어 버린 베드민턴 이용대 선수는 "고등학교 때 인기는 남들 못지 않게 있었는데 지금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너무 많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방송사 스스로 자제해 주었으면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방송사들이 스스로 자제를 해 주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거의 기대할 수 없는 입장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선수 스스로가 컨트롤하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지금의 성적이 다음 올림픽에서의 저조한 성적으로 바뀐다면 지금의 인기는 메가톤급 비난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는 것을 선수들은 명심하였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