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행복한 일상

6.25 전쟁 드라마, '의미'로 보면 안될까


6.25 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양 방송사에서는 야심차게 준비한 6.25 전쟁 관련 특집극을 방영하고 있습니다.
KBS의 <전우>(토,일 오후 90:40-)와 MBC의 <로드 넘버 원>(수,목 오후 09:55-)이 그것입니다.
두 프로그램은 엄청난 제작비(로드 넘버 원 : 130억원 전우 : 80억원)와 화려한 캐스팅으로 방영전부터 화제를 모았습니다.

현재 극의 초반이 진행되는 가운데 그 인기와 함께 한쪽에서는 끊임없이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고증이 잘못 되었다느니, 현실감이 없다느니, CG가 너무 허접하다느니....
물론 이 모든 것을 갖추고 외국 드라마처럼 완벽한 연출로 방영되면 이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나라가 현재 처한 현실을 감안하고 이 드라마들을 "의미"로 보면 안될까 생각해 봅니다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인 우리나라와 미국의 상황은 많이 다릅니다.
물론 미국이 아직까지 이라크 문제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점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는 미국보다 더 절박한 국가적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남북이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아직까지 서로 대치하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북한이 휴전선과 불과 50KM 거리에 있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두고 "서울 불바다"를 운운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이들 드라마를 보면서 무슨 컴퓨터 게임을 바라보듯이 CG가 엉망이라느니 고증이 잘못되었다느니 아니면 괜히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느니 하면서 푸념을 늘어 놓고 있습니다.

그들이 문제 제기를 하지 않더라도 드라마의 미흡한 부분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부분입니다. 군대를 정상적으로 다녀 온 사람이라면 일부 드라마의 총과 헬기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어느 분은 배우들의 이가 너무 하얗다는 문제 제기를 하더군요.


일부 사람들은 더 나아가서 댓글로 드라마의 집중도를 위하여 이빨에 똥칠이라도 하라고 합니다.



이 드라마는 도망 노비를 쫒는다던가 아니면 사랑 때문에 죽고 사는 그런 맬랑꼬리한 류의 드라마가 아닙니다.
이 드라마는 6.25 전쟁 6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에게 느슨해진 국가 안보를 일깨우고 전쟁을 치루었던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와 전쟁의 참혹상을 모르는 아들 세대를 이어주는 드라마입니다. 그것은 이들 드라마의 기획 의도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로드 넘버 원'의 기획 의도

'전우'의 기획 의도



위와 같은 문제 제기는 아마도 전쟁을 미국 드라마나 컴퓨터 게임으로만 보아 왔던 세대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이런 세대들의 전쟁 인식을 일깨워 주기 위해서라도 이런 드라마가 필요합니다.

예전에 대간첩 훈련때 예비군 훈련을 갔더니 이런 철없는 청년들이 있더군요.
파출소 앞에 총도 메지 않고 뒷짐지고 멀뚱 멀뚱 먼산을 보며 근무를 하던 공익 요원이 너무 따분한 표정으로 서 있길래 지나가면서 한마디 해 주었습니다.

"야 니 참 군생활 편하게 한다"

그러자 이 공익 요원 오만상 인상을 찡그리며

"아이구~ 힘들어서 못 하겠어요"
"......, 허~ 참"

파출소 앞에 총도 메지 않고 뒷짐지고 있다가 선배되는 예비군들에게는 인사도 하지 않고 파출소 직원들에게만 간간이 인사하는 군생활이 뭐가 힘들다고 오만상 인상을 찡그리고 '군생활 못 해먹겠다'고 하는지....

위의 두 드라마의 배우들은 리얼리티를 위하여 정말 고생을 하며 위험한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배우들이 갖은 부상과 추위, 더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전우>의 최수종씨는 말합니다.

"처음 촬영 들어갈 때는 군복과 군화가 깨끗한 새것이었는데 몇 달 촬영을 하면서 이렇게 너덜너덜 낡아버렸어요. 얼굴이나 팔, 다리에 상처가 없는 사람이 없어요. 포탄이 터지고 파편들이 쏟아질 때는 정말 무서워요. 대사를 외우는 것보다 포탄 심은 자리를 외우는 게 훨씬 어려웠다니까요.”


우리가 안방에서 그냥 쉽게 보는 한 장면 한 장면이 실제는 쉽게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닙니다.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은 잘 아실 것입니다.
몇년간 훈련된 군인도 아닌 일반 배우들이 군장과 집총을 하고 언덕을 뛰어다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들은 온갖 흙먼지를 뒤집어 쓰고 진흙탕을 구르며 최선을 다하여 촬영에 임하고 있습니다.
드라마에 옥의 티가 있고 기대에 다소 미흡하더라도 응원해 주시고 이 드라마를 통하여 이 한반도에 다시는 전쟁의 참상이 생기지 않도록 기원하고 교육하는 그런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