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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일상

올해부터 장마예보 없어


매년 6월 10일경이면 어김없이 발표하던 기상청의 장마예보를 올해부터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기상청에서는 그 이유로 '지구온난화 현상에 따라 전통적인 장마기간인 6~7월 이후 강수량이 더 많아지는 등의 기후 변화로 `장마`라는 의미 자체가 퇴색했다'는 이유를 들고 있습니다.

사실 최근의 한반도는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기후가 아열대화 되어 기상청의 장마예보 이후로 국지성 호우가 내려 많은 피해를 입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최근 몇년간 잘못된 기상예보로 기상청이 욕을 많이 먹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장마예보를 아예 없앤다고 하니 좀 섭섭합니다. 우리 옛말에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궈겠는가'라는 말은 장을 담궈면 구더기는 어차피 생기는 것이니 신경쓰지 말고 담궈라는 뜻일텐데 기상예보 틀려서 욕 좀 먹었다고 아예 장마예보를 하지 않겠다니 그 발상이 좀 뭣합니다.

우리 나라의 장마전선은 북태평양 기단과 오호츠크해 기단이 만나 생긴 경계면이 동서로 길게 생기는 것입니다. 해마다 6월하순에서 7월 하순까지 약 한 달여 두 기단이 세력다툼이 지속되며 띠모양의 비구름이 분포되는 것인데 기상청에서도 이런 현상은 올해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상청은 매년하는 장마예보를 하지 않고 대신 주간 예보 등 단기 예보를 강화한다고 합니다. 효율성 측면에서 단기 예보가 훨씬 낫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러나 그 대답도 작년에 있은 장마예보의 오보를 시작으로 6주 연속 주말 일기 예보가 빗나간 것을 면하려는 궁여지책이 아닌지 의심됩니다.

기상청 우산 ㅋㅋㅋ
기상청 우산 ㅋㅋㅋ by nieva:)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이때까지 직장인들은 1년에 한번 있는 여름 휴가를 장마가 끝나는 7월 말부터 8월 초순에 잡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에 맞추어 한철 장사를 하는 피서지에서도 한꺼번에 밀려 들 손님을 예상하고 계획을 잡았습니다. 이제 장마예보가 없어지니 휴가철을 학수고대하던 직장인들은 어떻게 비를 피해 휴가 계획을 잡아야 하고 피서지에서는 어떻게 계획을 잡아야 할 지 난감할 것 같습니다. 한가지 좋은 점은 피서지 무질서와 바가지 요금은 없어질 듯 합니다. 그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