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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일상

명량 후기

명량을 보고 왔습니다. 완전 감동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몇번이나 울컥 울컥하는 마음을 진정 시켜야만 했습니다. 그만큼 영화 명량은 울고 싶은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그 넒은 어깨에 기대어 비로소 우리로 하여금 잠깐의 안식을 취할 수 있게 하는 것 같습니다. 영웅이 필요한 지금 이 시기에 우리는 이미 검증된 성웅 이순신을 통하여 영화에서나마 잠시 통쾌해 하며 울분을 달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아직 보지 않으신 분은 서둘러 한번 보시고 이미 보신 분들은 그 큰 감동을 이웃과 함께 또는 가족과 함께 나누면서 팍팍한 삶의 동력으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아직 명량을 보지 않으신 분들을 위하여 부족하지만 명량 후기를 통하여 관람 포인트를 몇가지 짚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명량 전체 관람평

 

 

 

 

 

이렇게까지 큰 감동은 영화가 개봉되기 전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습니다. 성웅 이순신 이야기는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익히 듣고 본 인물인지라 그 이야기에서 어떻게 더 큰 감동을 끌어낼 수 있겠는가 회의적인 마음이었습니다. 다만 영화로 만들고 오늘날 엄청나게 발달된 첨단 컴퓨터 그래픽을 동원할테니 외국에서 들여오는 블록버스터급 영화에 맞먹는 볼거리가 있지 않겠나 하는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순간 우리는 모두 1597년 정유재란시 진도 앞바다에서 펼쳐진 명량대첩에 같이 참여하기라도 한 듯 우리는 같이 애통해 하고 같이 통쾌해 했습니다. 영화인 듯 영화가 아닌 듯 명량이 펼쳐진 2시간이 너무나 짧게 느껴졌습니다.

 

보는 내내 오로지 '어떻게 저것이 영화로 가능하단 말인가' 그 생각 뿐이었습니다.

 

 

2. 믿고 보는 김한민 감독의 작품

 

 

저는 영화관람을 선택할 때 항상 감독에 주목합니다.

감독이 괜찮으면 그 영화의 퀄러티를 50% 이상을 일단 믿고 영화관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이때까지 이런 기대가 깨진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이번 명량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최종병기 활>을 연출했던 김한민 감독을 믿고 들어 갔는데 그 예상은 정확히 적중했습니다.

 

김한민 감독은 이때까지 총 7편의 영화를 연출했습니다.

그 중에 <최병병기 활>과 <핸드폰>, <극락도 살인사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김한민 감독은 이번 명량의 언론 인터뷰를 통하여 '자신있다'고 말했습니다.

역시더군요.

왜냐하면 그는 이 영화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연출하고 각본, 제작, 기획까지 맡았습니다. 총 책임을 진 것이지요. 다만 이번 영화에서는 단역으로 직접 출연은 하지 않았더군요. 위 그림에서 보시면 <핸드폰>에서는 직접 단역으로 출연하기도 했었습니다.

 

 

3. 캐스팅은 괜찮았나?

 

 

영화를 보기 전 이순신 역의 최민식씨가 맘에 걸렸습니다.

그의 연기는 일단 믿고 보는 배우이지만 성웅 이순신 역에 그가 과연 적합할까 하고 저는 회의적이었습니다.

최민식씨의 연기는 그야말로 명품이지만 이때까지 그가 출연했던 영화(루시, 악마를 보았다, 범죄와의 전쟁, 신세계 등)가 한결같이 대부분 음침한 악역이었기에 왠지 모르게 맞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순간 그가 왜 최민식인지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이순식역에 다른 배우가 생각나지 않을만큼 그는 성웅 이순신 그 자체를 연기했습니다.

 

 

그외 출연배우인 조진웅, 진구, 김명곤 등 조연들도 누구하나 흠잡을 데 없이 멋진 연기를 보여 줬습니다.

다만 다른 분들도 많이 지적하듯이 왜군장수 구루지마역의 류승룡씨가 너무 빨리 퇴장해서 약간은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영화관에 들어가기 전 '이정현'을 확인했는데 가수로 활동하던 그 '이정현'인 줄 몰랐습니다.

명량에서 연기가 너무 눈에 들어와서 인터넷에서 검색해 봤더니 그 '이정현'이 이 '이정현'이더군요.

중국에서 활동하는 줄 알았더니 언제 귀국해서 역사적인 영화에 이름을 올렸네요.

 

 

4. 명량은 지금의 어디?

 

영화 명량에 나오는 명량해협은 아래 지도와 같습니다.

진도와 화원반도 사이의 좁은 바닷길을 말하며 왼쪽에는 현재 우리의 눈물이 서린 세월호 사건의 팽목항이 보이고 있습니다. 저렇게 빠른 물살이 있는 곳을 서투른 경력 1년의 3등 항해사가 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났다니 말이 안 나오네요.

 

 

명량해협은 가장 좁은 부분의 너비가 294 m에 불과하며 영화에서 보신 것처럼 물살이 세서 '울돌목'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유속이 수심 평균 5.5m/s, 바다 표층은 최대 6.5m/s 에 달한다고 합니다. 2008년 5월에는 이곳의 빠른 물살을 이용하여 1000kw급 시험조류발전소가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발전소를 설치할 만큼 물살이 빠르다는 것이지요. 현재 이 해협에는 아래 사진과 같은 해남과 진도를 연결하는 진도대교가 가설되어 있습니다.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5. 명량의 교훈

 

 

이순신의 리더십을 조망하는 글은 이미 많이 나와 있으므로 이곳에서는 다른 각도에서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에서 명량해전 초반에 이순신 장군이 탄 대장선 혼자 수많은 적선을 상대하는 것이 나옵니다. 이것은 역사적 사실이라고 하는군요.(  명량 영화 속 사실과 허구[국민일보] ) 제가 봐도 참 위험하다 못해 무모하더군요.

 

육지와 달리 배 밑에서 사람이 노를 저어 이동하는 배가 피할 자리도 마련해 놓지 않고 홀로 그 많은 적선의 포화 앞에 나선다는 것이 정말 최선의 방책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성공했으니 영웅 소리도 듣고 나라를 구한 충신이 되었지만 만약에 실패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랬다면 안그래도 겁에 질린 병사들이 줄행랑을 치다가 모두 몰살했을 것이고 조선도 위태로왔겠지요.

.

 

 제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지도자는 언제나 이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잘하면 나라를 구한 불세출의 영웅이 되고 충신이 되지만 잘못하면 나라를 말아 먹은 역적이 됩니다.

처음의 간극은 얼마 안 되지만 그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이지요.

 

만약에 이순신 장군이 전쟁에 이기고 살아서 지금의 국회에 선다면 어떤 평가가 나올까요?

충신?

국왕(대통령)의 명령을 어긴 대역 죄인?

여당은 결과를 놓고 적극 감쌀 것이고 야당은 풍전등화의 나라를 구한 성공은 뒤로 하고 과정을 문제 삼아 연일 물고 늘어 졌을 것입니다. 아마 언론도 마찬기지겠죠. 전쟁수행중 비리가 없었는지 연일 현미경을 들이대고 살펴볼 것입니다. 그리고 영화 명량에 보면 전쟁을 앞두고 술잔을 기울이는 장면이 나오는데 국가존망의 중대사를 앞두고 한가하게 술을 마시고 있었다고 연일 성토를 하겠지요. 또 전쟁 중에 부하들은 죽게 놔 두고 아들을 빼돌렸다고 몰아 부치기도 할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생각하면 참으로 암울하기만 합니다.

 

한 인물에 대한 평가는 길게 봐야 합니다.

겨우 1년을 맡겨 놓고 월드컵 성적이 좋지 않다고 재기불능의 만신창이로 만들 것이 아니라 좀더 기회를 주고 다독여 주었어야 했습니다.

월드컵이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가 맞기는 하지만 그외의 일까지 그렇게 까발릴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사람이나 일을 대할 때 좀더 인내하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개인이 처한 생황에 따라 각각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한 영화를 보고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을 것인가는 온전히 개인의 몫입니다.

여러분들은 명량 어떻게 보셨는가요? 

 

이상 이바구의 내맘대로 명량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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