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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일상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이벤트 선물


외출 중에 전화를 받았습니다.
나에게 온 택배가 있는데 방문해도 좋으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부재중이니 아파트 경비실에 맡겨 놓으라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최근에 택배 물건을 신청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궁금하여 외출에서 돌아오는 즉시 아파트 경비실에 들러 택배 물건을 수령하였습니다.

대봉투에 담긴 것이라 며칠 전에 신청한 자동차 보험의 증권이 온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발송처가 처음보는 곳이고 스티커에는 "KBS"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보여 직감에
" 이것 대박이구나 "

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보통 부피가 나가는 박스로 된 것이면 비싸지 않은 일반 소모품일 것이고 이런 대봉투에 담긴 것이면 필시 고가의 상품권이나 기타 중요한 것(?)임에 틀림이 없다는 사실을 몇년 간의 경험으로 체득하였습니다. 그리고 보낸 곳이 그 이름도 유명한 KBS이니 이는 틀림이 없는 사실일 것이었습니다.




급하게 대봉투를 뜯으니 비닐로 된 커버 안에 KBS 로고가 선명하게 찍힌 소봉투가 들어 있었습니다.
'역시 이벤트 상품은 양이 아니고 질이야. ㅋㅋ'

쾌재를 불렀습니다.


비닐 커버를 벗겨 내고 떨리는 손으로 소봉투를 열어 보니 정말 상품권이 한장 들어 있었습니다.
예상이 빗나가지 않은 것입니다.

상품권을 들고 "0"의 갯수를 확인하였습니다.
정확하게 "0"이 3개였습니다.
다시 확인해도 3개가 분명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5천원입니다.
앞 뒤로 확인을 하고 거꾸로 확인을 해도 영락없는 5천원짜리 제과점 할인권이었습니다.



요새 케잌을 사려면 적어도 2만원 정도를 줘야 합니다.
이 교환권으로는 조그만 케잌도 하나 못 삽니다.
요새 제과점에서는 조그만 빵을 하나 집어 들어도 700-800원을 합니다.
그러면 이 상품권으로 도너스 5개나 6개를 살 수 있는 가치네요. 헐~
이름도 처음 들어본 제과점이니 우리 동네에 있으려나......
물어 찾아가려면 전화비나 차비는 건질 수 있을런지......

KBS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50명이 당첨되었다고 하는군요.
1,2등도 없이 50명 모두에게 5천원짜리 상품권이 대봉투에 넣어져 몇겹으로 싸여 택배로 전달된 것입니다.
차라리 일반 편지 봉투에 넣어 등기로 보내면 비용도 싸고 택배비 아저씨 수고도 줄고 당첨자에게 괜한 기대감도 주지 않았을텐데 뭔가 선물을 받고도 찜찜하네요.



상품 타려고 드라마 리뷰 쓴 것은 아닌데 당첨이 되고 선물까지 받으니 이것을 두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괜한 고민이 됩니다.
관계자님 그래도 허접한 글을 뽑아 주셔서 감사하고요 빵도 잘 먹겠습니다.
그렇지만 다음에는 액수가 적으면 작은 봉투에 넣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