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워주심 - 이상혁 지음/규장(규장문화사) |
한마디로 감동적이다. 이런 류의 다른 글들은 보통 다른 사람들에게 은혜(=감동)을 주기위해 자기의 성공담 위주로 글을 적는 것이 보통인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먼 나라의 일을 마치 나의 이웃집 일과 같이 느껴지도록 현장감있게 있는 그대로 적어 내려갔다. 마치 손을 뻗으면 손에 잡힐 듯 또는 내가 어제 행한 일처럼 느껴지기조차 한다. 그래도 이만큼의 감동은 왜일까? 생각컨대 다른 작가들은 범접할 수 없는 반석같은 신앙인지라 한가지 실수를 해도 앞으로의 거대한 비전으로 마무리를 지으니 안그래도 만만하지 않은 현생활에 주눅든 우리 좁쌀같은 신앙인들은 지레 질려버리기 때문인 것 같다. 앞서간 선교사를 조망함에도 너무 확대하여 신격화함으로 감히 따라갈 수 없는 인물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성정을 가진 인간으로 내버려둠으로써 나와 동일시한 시각도 더 감동을 자아내는 것 같다. 부족민의 카치나 축제에 참석하여 선교사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느끼는 갈등은 선교사 개인으로보면 수치스럽고 자기를 후원하는 교회들에는 혼날 일임에도 불구하고 진솔히 적은 것은 대단한 친근감과 감동을 자아낸다. 마치 그의 개인 일기장을 들여다 보는 듯한 친밀감이 느껴졌다. 또다른 목사이자 선교사인 아내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마치 우리집 얘기를 듣는 것처럼 나의 입가에 미소가 배어나오게끔 한다. 그렇다. 우리가 느끼는 현실은 하나님편에서 보면 필연이겠지만 우리편에서 보면 우연의 연속이다. 죄다 엎어지고 넘어지는 실수투성이고 돌아보면 후회막급의 일들이 더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이 오늘은 이 책과 함께 더 가까이 계신 것 같다. 이 책은 마지막도 참 멋있다. 여느 책 같으면 '반드시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하셔서 이 사역이 성공적으로 끝나 이 곳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이 될 것이며 나는 그 길을 위해 죽으면 죽으리라는 심정으로 달려갈 것이다. 할렐루야!' 라고 끝맺음 했겠지만 이 책은 "하나님은 호피 선교의 결실을 보는 기쁨을 내게 주실까. 수도꼭지에서 물이 콸콸 나오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땅 밑에 묻은 관에서 흐르는 물방울만이라도 보는 날을 허락하실까." 이상혁선교사님의 하시는 사역이 하나님의 편(관점)에서 성공하리라 믿는다. |
http://sungjin65.tistory.com2007-11-09T03:13: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