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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일상

에덴의동쪽52회-미쳤다 이동욱


미쳤다 이동욱

'미쳤다'라는 단어를 글제목으로 쓰기에는 좀 뭣하지만 더 적당한 표현 방법이 없네요.
어제 본 이동욱의 모습은 미쳤다는 표현이 가장 어울리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만큼 연정훈씨가 이동욱의 배역을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겠지요-

핏발선 눈동자와 형에 대한 악다구니. 고함. 거기에 형과의 격투.
정말 순수하고 열정있었던 청년 이동욱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오로지 헛된 야망에 사로잡힌 막무가내 악질 검사의 전형이었습니다. 악질적인 모습은 아직 신태환에 견줄 수 없지만 지금의 위치에서 더 발전하여 부장검사 정도의 위치가 된다면 여느 부패한 검사 못지 않은, 나라에 해를 끼치고 사회에 기생하여 약한 자의 등꼴을 뽑아 먹는 신태환 이상되는 사람이 되겠지요. 거기에다가 사법부의 권위를 이용할 수도 있으니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동욱은 왜 이런 모습으로 바뀌었을까요?
정말 동욱의 피 가운데 더러운 피가 섞여서 그럴까요?

피의 성분은 모두가 알다 싶이 물과 기타 여러 영양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물론 유전적 형질을 포함하고 있지만 기질적 유전이지 이런 악한 형태의 유전의 대물림은 아닙니다.
<에덴의 동쪽>은 핏줄을 소중히 하는 우리 나라의 현실에 나연숙 작가의 작가적 상상력이 더해져서 만들어낸 허구의 작품입니다. 여기에 환경적 요인을 복잡하게 얽어 우리에게 적당한 긴장감과 재미를 더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자리가 인물을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동욱이 이렇게 악하게 변해가는 것은 환경적 요인에 기인하는 바가 큽니다.
출생에 대한 상처, 자격지심, 목표의 상실, 자기 정체성에 대한 혼란. 등등 여러 복합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아마 신태환이 자기의 생부가 아니었다면 동욱은 여전히 양춘희의 효성스런 아들이요 이동철의 우애있는 동생으로 남아 있겠지요.

사람이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은 대학교 다닐 때 사회 정의를 외치다 닭장차도 꽤나 탔던 필자의 아는 사람중 한 사람이 지금은 사회 정의는 고사하고 조그만 이권에 양심을 팔고 자기 주머니를 채우는 모습을 통해서 뿐만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좋은 환경에서 살 것을 소망해야 하고 그런 환경을 우리 자녀, 우리 후대에 물려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호랑이는 아무리 좋은 환경에서 키워도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가진 맹수이지만 사람은 환경에 따라 몇천명을 살릴 수 있는 사람도 되지만 몇천명을 위험으로 몰아 넣어 죽일 수 있는 악인도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