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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읽기

도서정가제와 관련된 3번째 글

도서정가제와 관련된 3번째 글

 

 

도서정가제와 관련된 3번째 글입니다.

 

 

도서정가제 문제는 이제 핫이슈에서 멀어져 수면 아래로 잠복한 상태입니다.

활발히 의견을 개진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잠잠해 졌으며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알라딘도 이제 이 문제는 홈페이지 깊숙히 들어가 있습니다.

 

알라딘 도서정가제 찬반게시판 바로가기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3번째 이 문제로 글을 적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어떤 거래와 협상으로 이 문제를 덮고 가더라도

그 피해는 오늘도 책을 사랑하여 어느 공간에서 책장을 한장 한장씩 넘기고 있는

분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이는 몇 천원 책값 아끼려는 마음이 아닙니다.

저는 아직까지 다른 문화소비재에 비하여 책값은 매우 저렴하다는 생각을 확고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2시간을 즐기기 위해 9천원을 투자하거나 비스켓 하나에 천원이 훌쩍 넘는 시대에 1만여원의 책값으로 한 달이 행복해지고 이것으로 미래 성장 에너지를 얻는다면 이보다 값싼 소비재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유는

말도 안되는 글과 댓글들이 저로 하여금 도서정가제와 관련된 글을 쓰는 전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분들 면전에 이 글을 던집니다.

 

오늘은 도서정가제가 그들의 노략대로 입법화되었을 때

그들이 말하는 바가 진정 실현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하여 생각해 보겠습니다.

 

1. 신간서적 안팔리는 것이 온라인서점의 가격할인때문?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입니다.

 

신간서적이 안 팔리는 것은

본래 우리 국민들이 책을 잘 안 읽는 국민이었고

거기에다가 최근에 드라마, 영화의 약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세계를 앞서가는 우리나라의 IT기술은 책과 더 멀어지는 사회로 가는 첨병이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의 활성화로 인하여 책 읽는 시간이 줄어 들었다는 것은

이미 여러 매체에서 조사하여 지적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이는 드라마, 영화, 스마트폰이 책의 대체문화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온전히 온라인서점의 가격할인 때문이라고 한다면 이것은 억지이고 폭력입니다.

 

일반 상품도 오프라인 가게에 비하여 온라인 쇼핑몰이 더 저렴하게 판매합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의 TV와 컴퓨터를 다 부숴버리겠습니까

 

2. 도서정가제로 골목서점이 부활할까?

 

 

골목상권의 붕괴는 시대적 현상입니다.

이는 서점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전 업종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것을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기회로 삼아야지

도서정가제로 온라인서점을 제한하여 골목서점을 지키겠다는 것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것과 같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입으로만 골목서점을 지키겠다고 하는 분들은

제발 골목서점을 한번이라도 방문해서 책을 한번 사 보십시오.

골목서점도 이미 책 가격을 10%가량 할인해 주고 있습니다.

그래도 점점 골목서점이 사라지고 있는 것은 시대의 대세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아쉽지만 받아 들여야 합니다.

 

3. 가격거품이 온라인서점의 책임일까?

 

 

책에 거품이 낀 것은 온라인서점보다는 출판사의 책임이 더 큽니다.

지나치게 두꺼운 인쇄지를 선택하고 겉표지가 화려하니 당연히 책가격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온라인 서점이 가격할인을 하니 그것을 감안하여 책값이 높아졌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저는 출판사에서 두꺼운 양장 표지를 한 책을 왜 그리 자주 또는 많이 발행하는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이 양장 표지 책을 발간하는 이유를 책의 장기 보관을 위해 했다고는 하지만 출판사들이 정한 장기적 보관용과 독자들이 생각하는 장기적 보관용은 엄청난 괴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책내용보다는 광고에 너무 치중해서 광고를 믿고 구입해 보면 쓰레기 같은 책들이 많습니다. 이것은 온라인서점이 공동으로 책임져야 할 부분이겠지만 출판사들도 이 문제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4. 그들의 방법이 정당한가?

 

 

 

알라딘은 책을 만들어 내는 곳이 아니라 책을 파는 곳입니다.

대형출판사들이 지금처럼 작정을 하고 책공급을 하지 않으면 알라딘은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됩니다. 생존을 걱정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그것 때문인지 알라딘은 처음과 다르게

도서정가제 찬반게시판을 슬그머니 속으로 집어 넣었습니다.

생존이 걱정되었겠지요.

 

출판사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한 단체를 협박하는 것은 치졸한 짓입니다.

누가 우월적 지위인지는 좀더 따져 봐야 하겠지만 이 문제에서 만큼은 출판사는 갑이고 온라인 서점은 을일 것입니다.

 

알라딘이 지금처럼 미운털이 박힌 것은 이것 때문만이 아닙니다.

몇년 전부터 골목서점의 영업을 방해하는 중고서점을 전국 주요 도시에 열었습니다.

온라인 서점만으로도 밉상인데 오프라인 서점의 영역을 침범했으니

모든 출판사와 오프라인 서점의 공공의 적이 된 것이지요.

 

그리고 이번에 결정적으로

온라인 서점 중에서 단독으로 도서정가제 반대를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서명작업을 했으니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것이겠지요.

 

내가 온라인 서점을 이용하는 이유

1. 내가 온라인 서점을 이용하는 첫번째 이유는 편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읍지역에 살고 있기 때문에

주위에 참고서를 파는 서점은 있지만 일반인이 읽을 만한 책을 파는 곳은 없습니다.

시지역으로 차를 타고 가면 되겠지만 이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주차문제도 걸리고 또 시간상 많은 제약이 있기 때문에 쉽지가 않습니다.

 

내가 책을 구입하는 경우는 신문을 읽다가 눈에 들어오는 책이 있으면 온라인 서점에서 검색을 하고 주문을 합니다.

그리고 온라인 서점에서 보내는 광고 메일을 통하여 책을 구매하기도 합니다.

 

일단 주문하면 다음 날이나 그 다음 날에 책이 집으로 배달됩니다.

오프라인 서점에 책 주문을 하면 일주일 가량 시간이 걸립니다.

그리고 직접 찾으러 가야 합니다.

 

어느 것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겠습니까

당연히 온라인 서점이 편하고 싸지 않습니까

이렇게 편하고 좋은데

내가 불편을 감수해 가며 골목서점을 이용해야 되겠습니까

 

2. 내가 온라인 서점을 이용하는 두번째 이유는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서점이 지금처럼 활성화되기 전에는 골목서점을 이용했습니다.

없는 책은 서점 주인에게 부탁을 하면 몇일 후에 가져다 놓습니다.

벌써 십수년이 훌쩍 지난 일인데도 그 당시 스스로 10% 할인을 해 주더군요.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책을 싸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동네서점에서 배웠습니다.

도서정가제를 주장하는 분들은 이것을 어떻게 해석하시는지요?

 

온라인 서점이 유통질서를 흐렸다고요?

그 일이 벌써 십수년전 일인데 그 동안 뭐를 하셨는지요?

방관 내지는 동조하지 않았나요?

 

이제 많지 않게 책을 읽는 분들이

십 수년간 책을 저렴하게 사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는데

이제 그것을 버리고 비싸게 동네서점에 가서 구입하라고요?

 

참 우스운 일입니다.

도서정가제 하려면 우리 독자들이 익숙해 지기 전에 활동좀 하셨어야죠.

이제 와서 그 편리함과 익숙함을 버리고 비싸게 책을 구입하라고 하면 누가 동의하겠습니까

 


 

이제 국회의원을 등에 업고 반대자 없이 일사천리로 도서정가제가 통과되겠지요.

하지만 부끄러운 줄을 알아야 합니다.

시대를 거꾸로 돌리려는 악수는 언젠가는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옵니다.

그때 다시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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