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일상

라스트갓파더 논란에 대한 생각

이바구™ - 2011. 1. 8. 08:47

  



심형래 감독의 신작 영화 <라스트 갓파더>를 온가족이 보고 왔습니다.
영화를 본 전체적인 느낌은 조금 미흡한 점도 있지만 가족과 같이 보기에 무난한 영화라는 생각을 합니다.
<라스트갓파더>의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점과 저의 생각을 적어 봅니다.

1. 스토리가 엉성하다?


이 부분은 디워때뿐 아니라 라스트 갓파더에서도 일부 사람이 제기하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문제가 스토리의 엉성함 때문이 아니라 편집의 기술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심형래 감독의 두 영화를 보면 각 단락 단락이 연결성이 있어야 하는데 뚝뚝 떨어진 느낌을 받습니다.
관객들이 각 화면간 연상 작용에 의해 전체적인 스토리를 이해하고 영화에 몰입해 가는데 심형래 감독의 두 영화는 각 단락간 연결이 매끄럽지 못해 관객들이 쫒아가다가 "저건 뭐지?"라고 의문을 품게 되면서 중간에 헤매게 되고 영화에 완전 몰입이 안되는 것입니다.

감독은 영화의 충실한 안내자로서 존재해야 합니다. 감독이 감추어 둔 웃어야 할 부분, 울어야 할 부분에서 관객들이 그것을 발견하고 공감을 하면 그것은 잘 만든 영화이며 관객들에게는 감동이 쓰나미처럼 밀려 오고 지불한 돈이 아깝지 않은 것입니다.

그런데 심형래 감독의 영화는 이런 부분에서 부족하여 공들여 만든 영화가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극단과 극저를 오가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진중권 교수가 말한 논리의 개연성이나 "플롯, 플롯"하는 부분과 맞닿아 있습니다.
진중권 교수는 어찌보면 평론가로서 할 말을 한 것인데 워낙 싸가지 없이 말을 하니 심형래 감독을 응원하는 분들에게 뭇매를 맞는 것입니다.

그러나 스토리가 엉성하다는 부분에서는 <라스트갓파더><디워> 때보다는 훨씬 진일보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2. 애국심 마케팅을 한다?

이 부분은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유사이래 끈끈한 정으로 살아 온 우리 민족은 감정에 호소하면 되지 않을 것도 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심형래 감독을 싫어하는 분들은 '영화는 영화로서 말하라'며 그의 마케팅 방법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몇년간 심혈을 기울여 만든 영화를 홍보도 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는 사람은 바보입니다. 그런 무책임한 사람은 생산적인 일에 참여하지 말아야 합니다. 애국심에 호소하던 동정심에 호소하던 불법이 아니라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3. 유치한 코미디 영화다?

개콘에 익숙한 사람들이 라스트갓파더를 보고 하는 얘기입니다.
워낙 주위에서 난리이니 크게 기대를 하고 가서 봤는데 별로 웃기지 않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 영화는 한국과 외국을 동시에 겨냥한 영화입니다.
한국 사람과 외국 사람의 웃음 포인트가 다르며 같은 한국 사람이라도 50대와 20대가 느끼는 웃음 포인트가 다릅니다. 이 영화는 12세 이상 관람가로서 할아버지, 손자가 같이 볼 수 있는 가족 영화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챨리 채플린, 미스터 빈과 비교를 하지만 저는 미스터 빈의 영화를 보고 웃기다고 생각한 적이 별로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한국인들에게는 좀 덜 웃기지만 외국을 생각한다면 참아줄 만 합니다.



* 심형래 감독에게 바라는 점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선보인 디워와 라스트갓파더는 너무 장르가 다른 영화입니다.
모든 것을 섭렵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주특기인 슬랩 스틱 코미디인 영구를 캐릭터화 해서 매진하던가 아니면 한국의 미개척 분야인 CG를 이용한 영화에 매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전에 코미디에 매진할 때처럼 항상 웃음에 대하여 생각하고 연구하는 자세를 유지한다면 좀더 퀄리티 높은 코미디 영화가 탄생할 것이고 아니면 선구자적 자세로 CG에 매진한다면 한국의 영화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관객들에게 바라는 점

반평생을 코미디언 생활을 하다가 영화에 도전하는 심형래 감독을 애정을 가지고 응원해 줍시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 최고 코메디언이라는 영광을 뒤로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박수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코메디언으로서 언제까지 브라운관에 나설 수는 없습니다. 지금의 코메디는 리얼 버라이티가 대세이듯이 언제 코메디의 형식과 국민들의 웃음코드가 바뀔지 모릅니다. 그도 다른 사람들처럼 퇴출되기 전에 일찌감치 조기 은퇴하고 불고깃집을 운영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언젠가 그의 말처럼 빌딩을 하나 구입하여 그것의 임대료를 받아 먹어도 남은 평생 잘 먹고 잘 살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불고깃집은 나와 내 가족이 안주할 수 있는 방편이라면 영화는 나의 가족을 넘어 국민들이 살 수 있는 외화를 벌어 들일 수 있는 도전입니다.

지금 발표하는 한 작품을 두고 쓰레기 같은 영화라고 평가를 하지 말고 좀더 애정어린 격려와 칭찬을 한다면 우리는 좀더 나은 작품과 한국 영화의 발전을 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라는 더 큰 시장에 도전을 하는 것은 너, 나를 떠나 아름다운 일입니다.

 

http://sungjin65.tistory.com2011-01-07T23:48:470.3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