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일상
미안합니다. 배우 김명민님
이바구™ -
2009. 4. 13. 12:31
평소에 11시쯤이면 잠자리에 드는 제가 어제는 MBC스페샬 "김명민은 거기에 없었다"를 보다가 12시쯤에야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평소에 드라마던 영화던 배우를 따라가지 않고 작가나 감독을 따라가던 제가 얼마전부터 김명민의 열혈팬이 되어 버렸습니다.
"베토벤 바이러스"라는 한편의 드라마때문입니다. 그리고 어제 MBC스페샬을 보면서 제가 한 선택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알았습니다.
"김명민"하면 모두들 "불멸의 이순신"이나 "하얀거탑"을 말합니다. 그러나 저는 애석하게도 그 두 프로그램을 시청하지 못하였습니다.
다시보기로 한번 보아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아직까지 보지를 못했습니다. 그러나 한 편의 드라마만으로도 완전 골수팬이 된다는 것이 김명민이기에 가능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베토벤 바이러스" 한 편으로 김명민의 골수팬이 되었으니까요.
어제 MBC스페샬을 보면서 문득 김명민이라는 배우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한 편의 드라마나 영화를 찍기 위해 저렇게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하고 수고하는데 나는 거실 소파에 편안히 드러누워서 시청하니 말입니다. 지금 그는 가을에 개봉 예정인 "내 사랑 내 곁에"(감독:박진표)를 찍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루게릭 병으로 서서히 죽어가는 주인공 역할입니다. 그는 지금 단지 주인공역을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체중을 72KG에서 57KG까지 15KG 정도를 감량하고 쉬는 날에도 그는 외출을 하지 않는 채 거실 커튼을 치고 고독하게 병인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러다가 그 역에서 빠져 나오지 못할까봐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14년간의 무명 생활이 그를 이렇게 지독한 완벽주의 배우로 만든 것만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는 열심히 준비하고 연기하고 우리 주위에 항상 있었는데 우리가 그를 몰라 본 것입니다. 4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공채 탤렌트에 합격한 후 계속 단역에 전전했던 그. 모처럼 단막극의 주인공에 캐스팅된 후에 소품을 준비하고 촬영장에 갔더니 자기의 배역이 다른 사람으로 교체된 기막힌 사실을 회상하며 울컥하여 말을 잇지 못하던 모습에 콧날이 찡하였습니다.
그의 연기를 보고 '김명민 같았다'는 말이 제일 듣기 싫으며 이름이 아닌 캐릭터만 기억되고 싶다는 그.
우리는 이제 그를 "베토벤 바이러스"의 지휘자 강마에가 아니라 "내 사랑 내 곁에"의 루게릭병 환자 백종우로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김명민의 훌륭한 연기를 계속 보기를 원하며 지금도 각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며 후일을 준비하는 모든 무명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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