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일상
사진 촬영. '다가가기'의 어려움
이바구™ -
2009. 3. 25. 09:43
몇일전에 촬영을 위해 가까운 곳에 간 적이 있었다.
나의 연인 Sony양을 구입하기 전부터 작정한 우리 고장의 자랑 '묘목시장'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정작 차를 타고 가서는 변두리만 어슬렁거리다 돌아온 꼴이 되어 버렸다.
카메라를 둘러 멘 못보던 놈이 어슬렁거린다고 어느 누구도 특별히 눈총준 것도 아니었다.
그냥 내 느낌에 카메라를 들이대기가 민망해서였다.
민망해서라기보다 솔직히 앵글을 맞출 용기가 나지 않았다.
얼마전에 읽은 포토그래퍼 조선희의 "네 멋대로 찍어라"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우린 무의식적으로 피사체를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다. 사람을 찍을 때나 사물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다. 오늘보다 내일 더 다가가라. 모레도, 그러고 나면 며칠 후 당신은 전혀 다른 사진을 찍고 있을 것이다.
또 지금 읽고 있는 책에도 비슷한 구절이 나온다.
책을 읽을 때는 나에게 해당되지 않는 것 같아 순탄하게 넘어간 구절이다.....수고양이의 시각으로 본다면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나는 그 고양이를 고양이의 눈높이로 만나보기로 작정했고, 그렇게 하려면 방법은 한 가지뿐이었다. 배를 깔고 엎드리는 것이다.....내가 창피해 했을까? 분명히 나도 창피했다.....하지만....두려움과 정면승부하기로 작정하였고....두려움과 정면으로 승부를 하게 되면 당신의 성공률은 적어도 열 배는 늘어날 것이다.(창조적으로 이미지를 보는 법(브라이언 피터슨)에서)
그런데 초장에 이런 경우를 만나다니....
평소에 숫기가 없는 나의 생각에 묘목을 팔기 위해 목을 길게 빼고 있던 주인이 내 카메라를 나꿔채 바닥에 내동뎅이 칠 것만 같았다.
아니면 묘목에 물을 주고 있던 작업 인부가 다짜고짜로 벼락같이 고함을 지르던가.
그러면 어찌한단 말인가
빚내다싶이 산 내 카메라인데....
에고~~
무조건 셔터만 누르면 사진이 좔좔 나올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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