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름지기 액션 영화는 많이 싸우고, 많이 부서지고, 많이 죽어야 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즐기기엔 괜찮은 영화였던 것 같다.
하여튼 떼거리로 많이 나온다.
우람한 신체의 험상궂은 악당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치고 박고 하니 나중엔 그것도 신물이 나더라.
그 장면이 그 장면같고 나중엔 '액션도 좀 더 예술적으로 그려낼 순 없을까'하는 욕심까지 든다.
나는 이연걸의 예전의 쿵푸영화에서 가끔 예술성을 보기도 했다.
13구역의 전편(2004년)에서 이어지는 데미안(시릴 라파엘리 분)과 레이토(데이비드 벨 분)는 환상의 액션 조합임에는 틀림없다. 하늘을 날개없이 붕붕 날아 다니고 온 몸으로 던지는 액션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저런 씬을 와이어 없이 맨몸으로 소화했다니 놀랍기만 하다. 그러나 전편의 화면을 다시 돌리는 것 같은 착각은 나만의 느낌일까?
우리의 눈도 기존의 화면에 절어서 그런지 보는 내내 옹박의 토니 자 생각이 많이 났다. 같은 실제 액션이니 그럴 만도 하겠지만 관객이 끼어들 수 있는 여지는 주지 않는 것 같다. 자기들끼리만 치고 박고 하지 말고 긴장감을 주어 관객을 배려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그리고 불한당들을 모아 프랑스 대통령궁을 탈취한다는 설정은 다소 황당했다.
프랑스 대통령궁이 그렇게 쉽게 장악될 만한 곳이고 프랑스 대통령이 그렇게 멍청할 수도 있다는 것은 프랑스 영화이니까 가능했으리라 생각된다. 아니면 국제 분쟁이라도 날 법한 사실이었다.
관객은 항상 영화를 보기 전 나름의 기대감을 가지고 간다.
그러나 그 기대감이 충족되지 않으면 주인공들의 대사도 거슬리게 되고 말단 조연의 어설픈 연기까지 관객에게 꼬투리를 잡히게 된다. 이 영화가 그런 영화다. 13구역 1편을 보고 나름의 기대감을 가지고 극장에서 일정한 돈을 지불하고(사실 나는 무료티켓으로 보았다) 티켓을 끊었는데 실망을 하니 대통령궁 이곳 저곳을 보게 되고 철모를 쓰고 중무장한 군인이 총은 쏘지 않고 불한당들의 주먹에 얻어 터지는 꼴이 눈에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에 13구역이 폭파되었으니 더이상의 속편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또다른 속편을 만들더라도 썰렁한 프랑스식 유머는 안 했으면 좋겠다.
웃자고 하는 농담인데 안 우스우니 미안하더라....
이상 <13구역 : 얼티메이텀>의 까칠한 리뷰였습니다.
(위의 것만 빼면 그런대로 액션은 볼만 합니다. 주저없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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